부제: 무송마을의 쉐리 레치나씨에게.
할머니께.
할머니, 잘 지내고 계세요? 할아버지랑 모루가 잘 돌아왔으니까 아시겠지만, 여긴 코르누 마을이에요. 무송마을이랑 산맥이 우로지방에서 꽤 척박한 편이라는 건 알고 있지만, 여길보니 새삼스럽게 여름이 가까이 왔다는게 느껴져서 조금 많이 놀랐어요.
초여름은 아주 따뜻하고, 바람이 부드럽고, 풀빛은 새순에서 익어가고 있어 초록색이 되어가고 있어요. 이제 햇볕이 짙어지면 진한 녹색으로 될까요? 여긴 꼭 무송마을의 정반대의 도시 같아요. 숲이 많은 곳은 그 옆인 풍물마을이라 하지만.... 마을에서 조금 멀리 나가면 눈에 덮인 벌판이 보였거든요. 여긴 풀이 곱게 덮여있어요. 산책을 하고 있으면 농장에서 나온 미니브와 벌레 포켓몬들이 돌아다니는 걸 볼 수 있어요. 그거 아세요? 풀 포켓몬들은 진짜 식물이랑 조금 다르게 다양하게 움직이고 있어요.
참, 그러고보니 캠프에서 아는 얼굴을 많이 봤어요. 외부에서 연구하는 분들이 오실 때 길잡이를 해주던 언니랑, 저쪽 집 할머니네 손주랑...그리고 할머니랑 할아버지가 종종 거래하시는 코리츠 마을에 살고 있는 애도 만났어요. 그 애도 할아버지와 함께 지낸대요.
도로에서 처음으로 포켓몬을 잡았었어요. 갈색의 우파인데, 엄청 장난을 좋아해요. 아직까지 얘와 어떻게 발을 맞춰야 할 지 몰라 조금 고민하고 있어요. 딱히 집으로 돌아가는 것 보다는 아직까지 새로운 곳에 관심을 많이 보여서 남일같지 않네요.. 그리고... 블룸 언니가 두르보를 만나는 걸 도와줬어요. 왜, 저번에 얘기할때 이 포켓몬이 만드는 옷이 궁금하다고 할머니께 말했잖아요. 이름은 린네로 하기로 했어요.
그리고 목장에서 걸어다니던 미니브를 교환했었어요. 잘 몰랐는데, 그 사람도 우리 동네 사람이었대요.... 누군지는 비밀로 하고 싶어해서, 이름은 여기에도 쓰지 못할 것 같아요. 하지만 엄청 반짝거리는 분이에요. 무송마을의 분위기를 생각하면 아마 할머니랑 할아버지도 못 알아보실걸요..?
어쨌든... 할머니도 할아버지도 아시겠지만, 저는 잘 지내고 있어요. 앰버 박사님께서 캠프를 위해 이것저것 서포트를 많이 해주시고.. 인솔하는 선생님들이 다들 친절하시고 이것저것 잘 알려주세요. 세실 선생님은 박사님이 주시는 용돈과 연구과제를 주기적으로 캠프 사람들에게 알려주시고, 무릇 선생님은 배틀에 대해서 잘 알려주시고... 키노 선생님은 처음엔 조금 말투가 쌀쌀맞았지만 최대한 세심하게 놓치기 쉬운 거나 애매한 걸 잘 알려주세요.
■ ■ 을 찾고 싶어서 할머니의 말대로 편지를 넣었을때는 엄청 긴장이 되어서 몇날 며칠 잠을 자지 못했지만...캠프에 출발하기 전에도 계속 걱정이 됐지만..할머니 말씀이 맞는 거 같아요. 걱정을 백 날 천 날 해봤자 올 것은 오고, 생각보다 견딜만하다는 걸요.. 캠프 사람들은 모두 서로 하나라도 더 해주려고 하고....무엇보다 양배추 말고도 포켓몬들이 늘어나니까.. 왠지 애들 얼굴만 봐도 조금 덜 무서워요.
혼자가 아니라는 건 이런 기분이구나..싶어요.
그래서 사실 ■ ■ 을 빨리 만나고 싶고, ■ ■ 에게 미안하다고 사과하고 싶어요.
내가 남겨졌을때 제일 먼저 옆에 있어줬던 건 그 애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