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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뢰] 동굴의 죄인

배추쿵야 2022. 4. 28. 16:52

네레이드의 왕국 아틀란티스는 숱한 멸망 속에서도 살아남아 유지되는 왕국이라 들었다. 이 세계가 쌓아올리고 무너지기를 반복하는 동안 네레이드들의 사회는 이어지고 있었고, 그 세월이 오래된만큼 지층....아니, 이쪽은 심해라고 묘사하는 것이 더 맞겠다. 여하튼 심해보다 그들만의 문화를 더 두텁게 쌓아왔다고 한다. 

제 동족들을 제외한 외부인들을 들이지 않고, 지독하리만큼 엄격한 규칙으로 매어놓는다. 어찌보면 바다와 어울리지 않는 기묘한 폐쇄성이 그들을 지금까지 살게 한 근간일 것이다.

그렇기에 여신의 뜻을 받은 이들의 힘으로 재앙이 사라져도 그와 별개로, 자신들의 영역에 침범한 과정을 묻는 문서가 왔을 것이다. 새삼스럽지만 이들의 사회가 얼마나 닫혀있는지 실감하며, 천천히 펜을 들어 잉크를 찍었다. 최근에 새로산 은하수빛의 잉크는 기묘하게도 검푸른 바다색이었다.


[ 세켈레시님께.


안녕하세요. 이번에 유리성의 마법사께 의탁하게 된 사서, 정우연이라고 합니다. 이렇게 세켈레시님의 전언을 받고 편지를 드립니다. 

여신님의 허락을 받아 시간축을 넘나들며 서고를 정화하는 일을 하고 있으나, 이번에 열린 공간이 '현대의' 아틀란티스라는 얘기를 듣고 그곳에 사시는 분들이 적잖게 당황했으리라 생각합니다. 

그분의 뜻을 감히 헤아릴 수 없으나 저희는 여신님의 뜻에 따라 해저동굴 인근 구역을 조사했으며, 그 과정에서 오염된 몬스터- 사하긴, 오염된해룡,크라켄 등- 를 다수 만나서 맞섰습니다. 뿐만 아니라 샤테라 동굴에 살고 있는 '동굴의 팔' 이라는 재앙을 계절서를 통해 정화했습니다. 

동굴의 팔은 듣던대로 굉장히 악명높은 재앙이었습니다. 사정거리는 길었고, 손가락은 마치 창살과 같이 빈틈없었으며, 그 힘은 무지막지했습니다. 일련의 정화과정에서 다수의 사서가 크게 다치거나, 긴급하게 처치를 해야할 일이 있었습니다. 정화를 시도하는 와중에도 손에 잡혀서 끌려갈 뻔 했으나 일행들이 계절서를 통해 동굴의 팔을 저지하여 불의의 사고- 이를테면 저항하는 과정에서 주변이 망가진다거나, 잘못없는 폐하의 백성이 휘말리거나- 는 없었습니다. 그 순간만큼은 그 재앙의 주의는 저희에게 돌아가 있었으니까요.

저희가 서고를 통해 향하는 공간에서 벌어진 일은 보통 과거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들었지만, 적어도 이번 정화작업과 조사가 아틀란티스의 상황에 영향을 미친만큼, 조금이라도 긍정적인 영향이 가길 바랍니다.

추신, 폐하께서는 혹시 '동굴의 죄인' 과 관련된 마법사에 대해서 알고 계실까요? 주제넘는 질문 같지만,  문헌자료를 제외하고는 물어볼 곳이 없어, 지푸라기라도 잡아보는 심정으로 여쭤봅니다. 비록 그 별명을 지닌 이가 불길한 마법사라 불리나, 그 또한 신의 사명을 받은 자리인만큼 다른 마법사들의 정보만큼 알고 싶습니다.

 

- 아틀란티스의 평화와 폐하의 안녕을 기원하며, 사서 우연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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