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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련로그/축제로그] 레오꼬 (1/3) (w.하나하)

배추쿵야 2022. 6. 26. 20:12

비익마을에 축제가 열렸다. 모든 옛 축제의 모티브가 기원에서 오듯이, 이곳도 이름부터가 비익마을에 내린 풍요의 은총을 바라고 되찾길 바라는 마음이 담긴 풍요제였다. 하지만 실시간으로 도로며 숲이 박살나고, 다른 도로를 따라가다 보면 한없이 높이 세워지는 궁전의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이이상 씁쓸한 축제가 어딨겠나- 싶은 모습이었다. 황폐화 된 땅과, 그 황폐함을 부추기는 과오의 탑을 세우는 이들. 꼭 한편의 잘 짜여진 비극의 서사시와 같은 모습이었다.

축제에는 여린 꽃잎의 이름을 지닌 이와 새파란 꽃을 끌어안은 플라베베가 동행하게 되었다. 꽤나 입속에서 정제된 듯한 말을 꺼내었고, 태도는 예의를 지켰으나 동시에 거리도 지키고 있는 이였다.  비익마을의 새로운 명물이 향로고, 이번 축제를 통해 선보일게 분명했으니 한번쯤은 함께 보는 것이 좋겠다 싶어 눈과 감각이 좋은 하나하를 높이 안아든 뒤 복잡하게 돌아다니는 사람들 속을 거닐었다.  이리저리 부딪치는 사람들에게 밟힐세라 플라베베와 꼬마 역시 제 트레이너에게 바짝 붙어서 훨씬 높아진 시야에서 축제의 장을 보고 있었다.

"향로는 아직까지 준비 중이라고 하는군. 하나하군, 잠시 다른데 가보겠나?"
"상관없어. 하지만 어디로 가죠?"
"음..."

축제하면 노점, 그리고 참가자를 위한 간단한 여흥거리 정도가 생각이 났다. 한쪽에서는 짧게 재주를 부리는 것인지 사람들이 모여 환호하고 있었지만 동행자에겐 그리 끌리지 않는 상황일 것 같아 다시 주변을 둘러보았다. 


"저기 뭔갈 쓰는 사람들이 보이는군. 저 쪽으로 가보겠나. 사람들이 죄다 다른데로 몰렸으니 한가한 곳으로 가보세."



축제가 왔다면 그 흔적을 남기고 싶은 것이 또한 사람들이었다. 당장 놀이공원의 벽에 본다면 숱한 우정과, 사랑과, 여행의 흔적이 이름자와 함께 남겨진 것을 볼 수 있었다. 그건 이곳에서도 마찬가지인 것인지, 사람들이 모여 벽에, 준비된 작은 양피지에, 탁자에 어지러이 방명록을 남기고 있었다.

"방명록 같은거군. 자네도 쓰겠나?"
"흔적을 남기는게 ,의미가 있을까요?"
"의미없지만 원래 축제는 의미없는 짓을 하라고 있는 걸세."


보란듯이 먹물을 묻힌 세필붓을 집어들고 잡다한 이야기를 적었다.  
[ 지상에서의 동작은 느리지만 헤엄치는 스피드는 빈티나와 호각을 이룬다. ]
[  강한 상대에게 맞설 때일수록 갈기의 온도가 높아지고 전신에 힘이 넘쳐난다.]

"...빈티나?"
"오, 그래. 군도 빈티나를 데리고 있었지. 물 속에서 꽤 빨리 움직이는 편이거든. "


꼬마 녀석은 제 트레이너를 따르는 여부와는 관계없이 자국을 남기는게 신기했는지 어느새 발바닥을 잉크로 새까맣게 물들인 채 폴짝거리며 발자국을 남기려 했다. 높이, 더 높이! 챡, 챡, 발자국이 거듭 높이 찍히고 있었다. 이이상 놔두면 아마 다른 사람들을 위해 제지가 가겠지. 딱 한 줄만 쓰고 물러나기로 했다.



[ 우리는 싸우고 있다.

진전은 얼마 하지 못했지만

적어도 후퇴는 하지 않았다.]

 

 

 

 

 

공백포 14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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