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추쿵야 자캐자캐 백업계
[훈련로그] 레오꼬 (2/2) 본문
"할아버지, 영감은 뭐하는 사람이야?"
꼬마는 사실 노인을 의심할 이유가 없었다. 다소 짓궃은 장난을 치긴 했지만- 역방향으로 털 쓰다듬기, 배방구불기, 앞발 입에 넣기 등등...- 아..생각해보니 다소가 아니었다. 꼬마는 다시 한번 수작을 부리면 이번엔 발톱을 꺼내겠노라 다짐하며 앞발로 주먹을 불끈 쥐었다... 어쨌든, 장난을 치긴 했지만 그 행동에는 티끌만큼의 악의도 없었다.
사실, 처음에는 침대 밑에 들어가서 나오지 않을정도로 굉장히 경계를 했지만 그 이전에 배가 너무 고팠고, 무엇보다 같이 데리고 있던 두마리의 포켓몬은 꽤 점잖고 온화한 어른이라 한결 마음을 놓을 수 있는 상황이기도 했다. .... 호의에 쉽게 기대는 것이 바보같은 것을 알고 있지만, 꼬마는 그걸 계산하는 것도 지칠만큼 진이 빠져있었다.
배를 채우고 생각해보자,
잠깐 이 할아버지(바랜드)에 등에 타서 낮잠을 자고 생각해보자,
잠깐만 놀고 생각해보자.....
그리 뒤로 미루다보니 지금은 무엇을 생각해야 하는지도 가물가물했다. 분명 이 사람이 믿을만한 사람인가 아닌가였던가....믿지 않아도 사실 해코지를 하지 않을텐데 아무렴어떤가. 하고 아예 미뤄버린 질문 대신, 새로운 것이 궁금했다.
이 사람은 어떤 사람인가. 인간에게 물어봤자 닿지 않을 것을 알았기에, 가장 나이가 많은 바랜드에게 물어보았다. 형사구스 아저씨가 말하길, 바랜드 할아버지는 저 영감과 두번째로 오래된 파트너였다고 하니 아마 잘 알고 있을 것이다. 그리고 할아버지 역시 제 파트너를 볼때마다 그 시선이 깊고도 은은하게, 그리고 더없이 따스해서 궁금해졌다.
"엘. 말이냐? 태양을 동경한 인간이었단다."
"아이고 이놈의 노인네, 어르신과 트레이너만 아는 말을 하면 애가 알아듣습니까?"
"하지만 다른 표현을 모르겠는걸. "
"뭐, 틀린말은 아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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