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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레히_먼로

[육성로그_레오꼬] (2/3)

배추쿵야 2022. 6. 28. 14:02

비익마을의 건너편에는 개천이라기엔 넓고, 바다라기엔 좁은 바닷길이 있었다. 그 작은 길을 사이에 두고 언덕이 하나 있었는데, 너머에 언뜻 땅이 정리되고 나무가 규칙적으로 듬성듬성 심어진 것으로 보아 아마 저쪽에서 비익마을이 자랑하는 작물들이 자라는 모양이었다.  모래 사장을 걸어 위로 향하면  아쥐르만으로 이어지는 넓은 바다가 보이는데, 너머에서 간간히 바다위로 솟아난 섬 위에 몇몇 포켓몬의 무리가 몰려있었다.

꼬마는 태어나서 처음으로 바다를 보았다. 무지막지하게 크고, 짙고, 깊은 호수나 연못인가 싶어 폭폭 발바닥이 빠지는 모래사장을 건너 가볍게 물을 핥아먹자, 일순간 혀가 굳을정도로 낯선 맛에 앞발로 혀를 몇번이나 닦으면서 진저리를 쳐야했다. 이게 뭐야? 영감! 이게 뭐야? 영감은 좀 철이 없었지만 물어보는 것은 뭐든 알고 있었다....사실 이따금  자신의 말을 알아듣는게 아닌가...싶어 슬쩍 들리게 험담도 해봤지만 아무래도 거기까진 아니었다.

"바다구나. 이런 모래사장은 또 오랜만인걸."

영감의 눈에도 이 풍경과 바람이 꽤 마음에 들었는지, 주섬주섬 모래사장에 자리를 깐 뒤 다리를 쭉 뻗고 앉았다. 그 폼이 제법 편해보여, 질세라 옆에서 식빵을 굽듯이 볕을 받아 따뜻해진 모래에 파고들듯이 자리를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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