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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 고르기/ 육성] 꼬마 VS 비버니 (2/5)

배추쿵야 2022. 7. 6. 23:55

"땅 파기는 이녀석이 도울게다."

 


이놈의 영감은 대체 잠깐동안 얼마나 많은 일을 하는 걸까. 잠깐 어디 갔다올테니까 바위라도 열심히 깨고 있어라면서 근처에 있던 인간과 함께 사라지더니, 뭔 햄...내지는 꽉 찬 자루 비슷하게 생긴 녀석을 데려왔다. 초롱거리는 눈과 우스꽝스러울 정도로 크고 두꺼운 앞니를 빤히 보고 있으려니, 옆구리에 얌전하게 끼워져 있던 비버니가 입을 열었다.

뭘 봐. 눈 깔아.

순한 얼굴로 그렇지 못한 말을 하는 것이 조금 놀랍지만, 꼬마도 워낙 상대가 60년 넘게 산 노인네라 휘둘리는거지 역시 한 성질하는 될성 부른 성깔의 레오꼬였다. 뭘 보긴 뭘 봐 너 앞니 되게 웃기게 생겼어! 앞발로 꿍!하고 녀석을 쥐어박으니, 녀석도 꽤 골이났는지 폴짝 뛰어내리더니 홱 뒤로 돈 다음에 맹렬하게 땅을 파기 시작했다. 눈이 아프도록 흙먼지가 자욱하게 이는 것을 보니 아마 먼지맛이나 잔뜩 봐라는 참으로 고운 (반어법) 심보였다.


"꼬마야."

이놈의 영감! 뭐 이딴걸 주워왔어?! 성질이 나는데 태연히 이름을 부르는 것이 짜증이 나서 으르릉 거리고 있으니 영감은 여전히 빙글빙글 웃으면서 말했다.

"상대가 눈을 가리면 어떻게 한다?"

그거야 당연히...
원격으로 때린다!!!! 죽어라 연습하면서 배운 기술을 이렇게 잘 써먹게 될 줄은 몰랐다. 숨을 들이쉬고 우렁찬 포효를 내지르자, 주변의 자잘한 돌에 파삭파삭 금이 가기 시작했다. 모래먼지가 걷힌 뒤에는, 그 재수없는 비버니가 쓰러져 있는 뒤태가 보였다. 흥, 쌤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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