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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성로그_캥카] 한담 (1/3)

배추쿵야 2022. 7. 3. 23:36

코스트 라코스의 삼채마을은 바다를 끼고 넓게 펼쳐진 해변이 장관이었다. 그리고 그 해변을 따라 솟은 절벽도. 미래의 모습을 알고 있는 입장에선 저 깎은듯이 높이 솟은 절벽에 눈이 가고 있었다. 험난한 절벽과 짠내 나는 바람, 그리고 땅보다 넓게 펼쳐진 바다. 엘루이즈의 모습처럼 코스트 라코스의 정체성은 감히 표현하자면 '와일드'라고 할 수 있었다. 사실 척박하고 살기 힘든 곳이라면 마운틴 라코스가 제일이었지만,  그곳은 야성적이고 거칠기보단 필사적인 것에 가까웠으니.

밀려왔다 나가는 파도 소리를 들으며, 노인은 아득히 펼쳐진 수평선을 눈에 담았다. 그저 물결이 오가는 소리였을뿐인데, 거슬리지 않는 수런거림을 닮은 소음이 어둠을 가득히 메우고 있었다. 그때도 꼭 이때처럼 어둠속에서 사방에 무언가가 가득 채워져있었지. 아득한 어둠 속에서 거스를 수 없는 목소리와 사명을 전달받은 뒤 다시 눈을 떴었다.


눈을 떴을땐 한밤중, 새하얀 눈발이 까만 시야를 가득히 메우고 있었다. 흡사 아득히 먼 기억처럼.

 



"심심한데 이야기나 듣지 않겠나."
어미 캥카는 제 집을 찾아주겠다는 노인의 말이 기꺼웠는지, 그 옆에 붙어서 이런저런 일을 도와주고 있었다. 그에 보답하듯 이따금 어미가 바쁠때는 꼬마와 함께 아기 캥카가 노인과 어울려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그러고보니 노인은 단 한번도 혼자 시간을 보내는 모습을 본 적이 없었다. 언제나 데리고 있는 어린 레오꼬와 덜자란 포푸니크, 그리고 자신의 아이와 자신에게 시선을 두고 있었지. 아니면 목표를 위해 훈련을 한다거나. 이번에도 근력인지 뭔지..를 단련하기 위하여 무거운 것을 잔뜩 들고 신나게 모래사장을 달린차였다.


 그러니 이 기회가 아니면 홀로 시간을 보내는 노인만의 이야기를 들을 기회가 없으리라. 알아듣지 못해도, 오히려 그는 그것을 기꺼워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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