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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성로그/진정환 확보] 진정환 확보하기 (캥카 (2/2)

배추쿵야 2022. 7. 1. 19:56

보통 어지간한 포켓몬이나 거대한 존재에 대해서는 두려움이 없는 편이었지만, 때로는 예외가 있기 마련이었다. 거대한 자연 앞이나 닥쳐온 무거운 현실에 인간이 무력해지듯, 그 강철톤을 마주한 순간 칼날이 떨어지듯 예감이 들었다. 자신은, '군중'은 이를 이길 수 없겠다는 예감 말이다. 그것은 그가 인근의 땅주인급인 만큼 일반 강철톤을 상회하는 길이와 높이를 지니고 있어서기도 했지만..... 적어도 그것이 해를 끼치는 것이라면 오히려 기꺼이 앞으로 나서는 이들이 많았을 것이다.


하지만 그의 분노는 정당했고, 지나간 동족이 만들어 낸 과오는 너무나 컸다. 해를 끼치는 상대에게 대항하듯, 강철톤은 자신의 보금자리를 망친 것들의 단죄를 원했었다. 


그 녀석이랑 싸우라고? 차라리 도망가거나 투항하는게 낫겠지! 
똑같이 집을 빼앗긴 신세였지만 그나마 캥카의 성격이 무던한 것이 차라리 운이 좋았다. 최근에 엘로이즈를 통해 새로운 능력을 깨닫게 된 것이 퍽 기꺼웠는지, 녀석은 부지런히 주먹을 짧게 휘두르며 포켓몬 본연의 방식과 자신의 삶에 개입한 인간의 방식을 적절히 배워가고 있었다.



"그래서 강철톤을 진정시키기로 했다네."
쿵, 하고 묵직한 소리와 함께 반죽 덩어리와 흙, 쇠조각이 담긴 보자기가 탁자위에 놓였다. 아까 커다란 인간이 다른 인간들을 불러모으더니, 나눠주는 것이 이거였나보다. 묘하게 반죽 덩어리와 흙이 섞인 냄새가 마음을 차분하게 가라앉히고 있었다. 


"여기에 음식을 좀 섞으면 충분히 말라버린 흙을 대신 할 것이 되겠군. 엘로이즈 리더의 아이디어가 굉장한걸."

노인이 세가지 뭉치를 보면서 무언가를 알아냈는지 중얼거리는 것을 보며, 캥카는 일단 아까 그가 만들던 것을 따라 대충 반죽과 흙을 떼어 뭉친 뒤, 쇳조각을 꽂아넣었다. 그리고 남은 것은 먹이일텐데..... 캥카의 기억으로는 그 기차같은 것들은 땅 속으로 다니며 뭔갈 야금야금 먹어대서 크게 기억에 남는게 없었다.


"이왕이면 흙이나 쇠맛이 나는 것이 좋겠지...아니면 흙에서 자라나거나..."

자기 입맛에 맞게 열매라도 넣을까- 고민하고 있으려니, 노인은 상자에서 무언가를 한참 뒤적이더니 흙덩어리 ..아니, 흙을 털어내지 않은 감자와 죽순을 꺼냈다. 

"뿌리랑 비슷한 음식이라면 아마 녀석에게도 익숙할걸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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