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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 고르기/ 육성] 꼬마는 최근 새로운 특기를 얻었다(1/5)

배추쿵야 2022. 7. 6. 23:19

발 아래로 진동이 느껴지고 있었다. 마치 열차가 지나가듯이 길고 긴 진동이 한참 우르릉 울리더니, 이윽고 다른 곳에서 다시 울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땅이 흔들리고 갈라지는 것은 조금 무섭지만, 저번에 마주했던 그 거대하고 위엄있는 강철톤이 무언가 일을 하고 있다는 것은 알 수 있었다.  

영감은 땅의 주인이 매우 노력하고 있는 중이라 말했었다. 처음 마주했던 무시무시한 모습도, 사람들에게 자신이 숨기던 보물을 내어준 것도, 지금 땅을 이리저리 뒤섞는 것도 모두 혼자서 하긴 어려운 것이니, 도움이 필요하다고 했다.  하지만 도움이라니...  어른이라면 공과 사를 구분하고, 자신의 감정과 행동을 어느정도 따로 움직일 수 있었지만 꼬마에겐 조금 어려운 일이었다. 적어도 지금 땅 속에서 쉬지 않고 움직이는 우두머리가 이 일에 진심인 것은 알 수 있었지만, 어떻게 도와야 하는 지 감이 잡히지 않았다.

"짧고 강하게, 소리지르듯이 내뿜어보거라."

영감에게서 배운 것은 온몸에 근육통이 생기도록 죽어라 달리는 것과, 그리고 불꽃을 뿜어내는 법이었다. 이렇게 뿜어봐라, 저렇게 뿜어봐라. 이 영감, 시덥잖은 짓을 하도 시키다보니 이제는 가느다란 불꽃으로 안전하게 열매를 굽는 재주까지 얻어버렸다.  그리고 이번에는 자신의 불꽃이 우두머리에게 도움이 될거라고 했다.

...근데 땅을 구워봤자 뭐하게? 알 수 없었지만 적어도 영감 말을 들어서 손해 본 것은 없었으니 - 장난에 손해봤다- 꼬마는 숨을 한껏 들이쉰 뒤 짧고 강하게, 마르고 푸석한 땅에 온기를 불어넣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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