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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블룸DCP_차이브

[아토스의 유적 5]

by 배추쿵야 2025. 4. 7.

저번 아라미스의 유적에 이어 아토스의 유적에도 산산조각난 벽화가 하나 있었다. 맨 처음 시도했을때 거의 하루종일 조각만 죽어라 맞춘 기억에 이번에도 오늘 밤은 거뜬히 새겠거니, 하고 나름 각오하고 있었지만 인간은 그래도 학습이라는 걸 하는 동물이고, 그건 자신도 예외가 아닌 것 같았다. 집중도 잘되고, 눈도 덜 아프고, 머리도 팽팽 돌아가고. 이게 바로 머리를 쓴다는 감각인걸까. 드물게 뿌듯한 기분으로 마지막 조각을 끼워넣으니 빛이 발하며 문이 열렸다. 

 

사실 맨 처음 발을 들였을 때 문 앞을 지키던 춤추새도 그렇고 이 유적, 어쩌면 아라미스의 유적과 스텔라시티에 있는 유적까지 포함해서 이것들은 단순히 옛 건물의 흔적은 아니었다. 이곳의 주인은 엄연히 존재했으며 지금도 모습을 보이지 않을 뿐 분명 존재하고 있을 것이었다. 

 

"기라솔씨, 동행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어쩐지 비어있던 느낌의 아라미스와 달리, 아토스는 분명 이곳에 발을 들인자를 시험하고 있었다. 아마 함께 갔던 기라솔이 아니었으면 영문도 모르고 화끈한 함정에 걸려서 현실판 포디아x 존스 - 결말: 부상, 중상, 사망 내지는 실종- 를 찍었을지도 몰랐다.  그리고 긴 인내 끝에 열린 문 너머에는 유적의 마지막 시험이 있을테다. 

 

단정하게 정돈된 석실을 앞에 두고 눈을 몇번 깜빡였다. 

기사들을 시험하기 위한 곳. 이제 겨우 관문을 하나 통과했건만, 자신은 이 시련을 받을 자격이 있을까? 배틀나이츠로서의 마음이 준비되었냐 하면, 그렇다고 답하긴 어려웠다. 아직까지 자신은 플로레의 모든 이를 지킨다는 것의 의미가 잘 와닿지 않았으므로. 

 

 

공백포 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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