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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블룸DCP_차이브

[아르바이트] 벚꽃 보러 피크닉 갑시다!

by 배추쿵야 2025. 4. 20.

메테오 시티의 그림자를 담당하던 어둠길이 싹 얼어붙고 밀려버린지 약 1년, 꽤나 오랫동안 지워지지 않을 것 같다 생각했겠지만 그곳이 철거되고 새로이 자연공원이 지어지자 거짓말같이 분위기가 바뀌었다. 어둠길에 쌓여있는 많은 이권과 그곳의 주민들의 상황, 기타 복잡한 문제를 일단 제외해보자. 때는 4월 하순으로 향하는 한 봄. 벚꽃이 만개하는 시기였다. 공원 가득히 심긴 벚나무의 벚꽃이 일제히 피어나 살랑살랑 바람이 불 때마다 하얀 눈같은 꽃잎을 날리고 있었다. 얼핏 보면 그 모습이 흡사 눈발같았으나 그러기엔 햇살이 너무나 따뜻하고 마치 어루만지는 듯 부드럽게 불어오는 바람이 봄이라는 것을 알려주고 있었다.

 

"차이브님!"

"데이씨!"

 

 

이 짧은 계절, 꽃 속에서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기회는 몇 없었다. 자고로 이벤트라는 것은 객관적으로 보면 쓸모와는 거리가 있으나 뭐든 '한정 기간' 이라는 것은 두근거리고, 그 안에 무언가 해내면 없던 성취감이 올라가는 기분이니 ...이 시기에 이곳에 다다른 트레이너 캠프가 꽃놀이에 나서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딱봐도 묵직해보이는 10단 도시락을 한 손에 든 메이드. 그리고 옆구리에 돌돌만 돗자리를 끼고 한 손에는 작은 아이스박스를 들고, 다른 한 손에는 무언가가 들어간 상자를 든 남자가 오늘의 꽃놀이객 중 하나였다. 

 

 

"일찍 와있었던거야?"

"그럼요~꽃놀이는 무엇보다 '자리'가 중요하니까요."

"오, 그러고보니 야유회때 그랬던 것 같네. 그래서, 자리는 찾았어?"

 

슬쩍, 주변을 보니 여기저기서 일행과 만나는 사람들이 보였다. 이제 슬슬 다들 잡아놓은 자리를 찾아 달려갈 것이다. 

 

"저쪽이 꽃가지가 길게 늘어져 있어요!"

"응, 좋아. 그럼 가보자! 아무래도 다들 비슷한 곳을 노리는 것 같거든. 오델로! 부탁해!"

 

 

무엇을? 

자기보다 빠르면서 그런 부탁이냐. 오델로가 사람말을 할 줄 알았다면 아마 이런 말을 했으리라. 허나 안타깝게도 이쪽은 포켓몬이었고, 무엇보다도 이미 저 두 인간들이 신나서 목줄 풀린 가디마냥 뛰어가버리고 있으니 더 뭔가 할 게 없었다. 그건 옆에서 이미 제 파트너는 놓아버리고 꽃향기를 음미하는 양심도 비슷한 생각이리라. 

 

저쪽에서 자리를 까니 도시락을 여니 바쁜 사람들을 보며 오델로는 제 앞으로 떨어지는 꽃잎을 잡으려는 듯이 손을 슥 내밀어 잡아보았다. 양심 역시 콩알만한 눈으로 팔랑팔랑 움직이는 꽃잎의 움직임을 좇고 있었다. 

 

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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