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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블룸DCP_차이브

[7] 무도회 준비

by 배추쿵야 2025. 4. 21.

"자, 그럼 시작해볼까요?"

 

호기롭게 바실의 도움을 받기로 한 것은 좋았으나, 처음 교습을 시작할 때는 다소 어색했다. 단순히 서투름의 문제가 아니라 둘의 신장 및 덩치 차이가 꽤 컸기 때문이었다. 제법 아담한 체구를 지닌 바실에 비해 이쪽은 정말 지나가면서 봐도 남들보다 머리 하나는 큰 편인지라 저도 모르게 엉거주춤하게 허리를 숙여야 했다. 

 

"긴장 풀어요. 리드를 해야하는데 그렇게 숙이고 있으면 이끌 수도 없겠죠?"

"하지만...허리를 펴면 아주머니께서 힘들지 않으실까요?"

"괜찮아요. 우리가 제일 처음 해야 할 건 스텝을 맞춰야 하는거에요. 발이 안정적이어야 다음 동작으로 연결할 수 있답니다. 말하자면 나무 뿌리와 나뭇가지 같은 관계지요."

 

바실이 힘을 빼기 위해 주지 시킨 것은 하나였다. 동작을 완벽하게 따라하는 것이 아니라 발걸음부터 맞출 것. 춤은 멋지게 보여야 하는 예술이 아니라 근본적으로 양쪽이 협력해서 몸짓을 하나하나 맞춰가는 것이라는 말을 몇 번 더 하고나서야 간신히 이 서툴고 어색한 학생의 동작을 한결 부드럽게 만들 수 있었다. 조심스럽게 손을 맞잡은 뒤, 가볍게 인사, 그리고 천천히 앞으로 나아가듯 스텝을 밟았다. 

 

신체 사이즈가 제법 차이가 난 탓에 몇 번 발을 밟을 뻔 하거나 비틀거리는 불상사가 있었으나, 눈 앞의 파트너와  '발을 맞춘다'는 생각으로 움직이자 시선이 바실의 움직임을 하나하나 읽기 시작했다. 발을 디딜 때 간격을 어떻게 두는가, 어디까지 다리를 넓게 움직일 수 있는가, 턴 할 때 팔을 어떻게 움직이는가.

 

"잘하고 있어요. 이대로 - "

"....!"

 

움직임이 익숙해지면서 달라진 것은 비단 스텝과 구부정한 등 뿐만이 아니었다. 쥐면 부서질 것처럼 힘없이 손가락을 대듯 얹고 있던 손이 그제서야 파트너의 손을 맞잡자, 바실의 얼굴에 슬쩍 미소가 떠올랐다. 

 

 

공백포 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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