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나는 일이라면.."
패션에 영 관심이 없는 사람의 시점에도, 자신은 옷을 못 입는 편이었다. 그러니 최대한 무난한 상의와 하의+ 그리고 자켓 조합으로 코디를 하는 편이었지만 아무래도 기준이 프로 코디네이터를 넘어서서 한 지역의 패션의 거장에게는 정말 끔찍한 시각적 테러인 모양이었다. 적당히 인사를 하려다가 강제로 끌려가서... 객관적으로 따지면 '에스테틱'을 받았다고 할 수 있었지만 분명 격한 운동이 아닌데다 오히려 머리부터 발 끝까지 깔끔하게 꾸몄는데도 힘이 빠져있었다.
아마 마담 리무가 기자들이 왔다 알리지 않았으면 표정이 풀어진채로 매스컴에 나갔을터. 매체에 실리는 것과는 영 거리가 멀었지만 아카데미 쫀도기가 3년이면 타입상성을 안다 는 팔데아식 속담처럼 두 달간 코레들을 보아온 짬밥으로 대충 흉내를 낼 수 있었다.
"역시 캠프 사람들과 숙소를 같이 썼던 일이네요.
이만큼 많은 사람들과 같이 숙식을 해결하는 것도 정말 오랜만이었고, 같이 있으면 다양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는게 좋았어요.
누가 어떤 이야기를 꺼내든 전혀 예상할 수 없는 방향으로 튀는 것도 재밌어서 늦게까지 깨어있기도 했네요."
이어지는 질문은 '보물'에 관한 것이었다. 아무래도 팔데아와 가까이 있는데다 아카데미가 운영되어 그런 걸까, 여행을 통해 찾는 어떠한 '가치'를 '보물찾기'라 표현하는 이 언어가 꽤 마음에 들었다. 누군가는 추억을, 누군가는 경험을, 누군가는 목표를 보물로 삼아 걸어나갈테지만..보물이라는게 꼭 하나만 있으란 법은 없었다.
"이미 얻은 것도 있고, 얻으려고 노력하는 것도 있고, 본의 아니게 얻은 것도 있어요. 대성공이죠."
"허, 보물을 셋이나 얻으셨다고요? 정말 후회없는 여행이겠어요. 아, 그럼 그 보물들은 각각 어떤 걸까요?"
짐짓 감탄하는 척 슬쩍 조금 더 깊은 이야기를 캐내려는 질문에 대답대신 조용히 웃었다.
"글쎄요, 보물이라는 건 나한테만 귀해서 가끔 숨기고 싶은 것도 있거든요."
공백포 9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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