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사람이 함께 조달 업무를 하게 된 것은 우연과 타이밍에 의해서였지만 단델리온 길드 내에서 운송과 배달에 특화된 길드원이 일하는 방식은 제법 어떤 퍼포먼스의 경지를 보여주고 있었다.
우선 배달 포인트와 그쪽에서 요청하는 엘릭시르를 적당량 분배한 뒤, 그것이 상하지 않게 각각에 맞는 방식으로 꼼꼼하게 포장하여 빠르게 배달한다. .... 이렇게 적으면 당연한 일을 한 것이지만 본래 경력이라는 것은 일일히 생각하고 고려하지 않아도 물흐르듯 자연스레 이 과정이 이어지게 하고 다음 단계까지 원활하게 돌아갈 수 있게 만드는 실력이었다.
"따뜻해~"
겨울옷은 장만했으나 모자는 딱히 마음에 차는 것이 없이 후드로 달린 것을 샀으나, 같은 윈터윈덤이라도 그 무지막지한 털모자를 쓸 곳이 있었고 쓰면 안될곳이 있긴 했다. 어설프게 추운 날씨에 후드를 뒤집어 쓰고 있으려니 덥고 축축해져서 벗었다가 첫째 아빠의 - 쇠오리, 혹한기에는 머리를 보호해야한다- 라는 충고가 들리는 것 같은 환청만 겪어버렸다. 윈드워커는 왜이렇게 귀가 긴 건지!
귀 끝을 빨갛게 하고 같이 의뢰하겠다 찾아왔을때, 거실에서 묵묵히 뜨개질을 하던 혈구의 선물이 아니었으면 이곳 겨울 왕국 내내 귀가 시리고 아프고 감각이 없어 고생했을 것이다.
"이번이 마지막이다!"
"마지막이에요~"
부상자를 돌보는 병동에는 늦은 시간까지 불이 켜져 있었다. 엘릭시르를 가져다 놓으면 치유사들과 신관들이 몇 나와서 바로바로 상자를 안으로 가져가는 것이 뭔가의 불길한 징조..아니, 엄청난 일의 시작같아 조금 불안했다.
"퀼도 불안해요?"
"어, 어어?"
길드사람들이 혈룡에 습격당하고, 분명 그 인자에 의해 영향받아 앓거나 다른 이를 무는 것을 보고 있으면 아무리 태연하게 마음을 먹으려 해도 기분이 꽤 심란할 수 밖에 없었다. 게다가 이렇게 대놓고 피해가 있고 그 피해가 상당하다는 걸 알리듯 밝게 불이 켜진 건물과 부산스레 돌아다니는 이들을 보면 심란함을 넘어서 미세하게 물이 끓듯, 불안도 끓을테고.
퀼 역시 미묘하게 말을 적게 하고 ,종종 뒤를 돌아보면 신중하게 무언가를 생각하는 것을 보니 그리 추측할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동작이 딱 굳으며 말을 더듬는 것으로 보아 꽤 이런저런 생각이 드는 것 같았다.
"다친 사람들은 우리만 있는게 아닌 것 같으니까.."
"아? 아아.. 저쪽 말이지. 그러게, 도움이 필요하댔는데 정말 다 바빠보이잖냐. 빨리 배달할 건 배달해야겠는걸."
"응. 그리고 빨리 돌아가요."
공백포 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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