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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래곤테일_우연

숲의 주인과 그녀의 사랑을 받던 자

배추쿵야 2022. 4. 23. 22:59


세계수의 서고에서 만난 재앙은, 이름이 나오던 숲의 주인이 아닌 어린 목룡이었어요. 이끼를 닮기도 했고, 여름날 무르익은 잎사귀 색 같기도 한, 그닥 기괴하진 않은 모습이었답니다. 오염되어 영혼도 육신도, 정신도 뒤틀려버린 악의에 가까운 혼돈의 주민들을 보고 있으니, 그 재앙이 주인에게 '사랑받았다' 는 말이 이해가 되었어요. 잠식되어 자아를 잃고 모든 것이 물들어 버린 뒤에도 사랑스러웠다면, 본래 가장 찬란했던 시기는 얼마나 아름다웠을까요?

그저 숲의 주인의 아름다운 애완동물이라 생각했습니다. 아니면 사랑스러운 권속이라든지요. 그리 생각해서, 숲의 주인이 단단히 화가날 수도 있겠구나. 그리 생각했었습니다.


[힐데가르트가 마녀라고 불리는 이유는 과거에 그녀가 소서리스였기 때문입니다. 아주 오래전의 일이지만요.]

숲의 주인의 정체는 오염된 마법사였어요. 이상하지요, 마법사들의 일은 이 세계의 오염으로부터 세계를 지키거나, 아니면 시스템의 균형을 담당할만큼 강한 힘을 지닌 이들이 아닌가요? 무엇보다 신의 사랑과 관심을 받는 이들이, 어떻게 오염될 수 있는 것인지 그 누구도 이해하지 못했을 거에요.



[ 이치를 거스르면 마법사는 천벌을 받습니다. 그래서 탄생하는 것이 재앙이에요.]

[제가 알기로 소서리스 힐데가르트는 자신의 연인이었던 그림을 사자소생의 영약으로 한 번 되살렸었어요.]


어린 목룡은 되살아난 숲의 주인이자 꽃의 마법사의 연인이었어요. 진정으로 '사랑' 받던 이였습니다. 죽은자를 살려내는 금기를 범할정도로, 모든것을 아는 마법사가 자신의 주인을 거스를 정도로, 신을 정면으로 배반하고 그 분노를 받아도 괜찮다 생각할만큼 그는절망했고간절했으며사실모든것을포기하고한가지의가능성에자신을내던지는것이었습니다하지만그가바라본것이정녕가능성이었을까요저는어쩌면그것이또다른의미의절망이라생각합니다저는그것을알고있

 

 

아, 머리가 아파요. 어디선가 체셔씨가 우는 소리가 들립니다. 



공백포 734 (시그르드 대사 제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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