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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바이트] 잠드는 탑의 유령

배추쿵야 2024. 4. 30. 15:03

"고스트 포켓몬들과 친해지려면 어떡해야 돼요?"
"음? 그게 궁금해?"
"개인적으로 제일 속을 알 수 없는 녀석들이고, 전 걔네가 좋아할만큼 재밌는 성격도 아니니까요." 

저쪽에서 다우징이 열심히 뛰어다니며 날개치는 머리들과 놀고 있었다. 꽤 짓궃다 못해 굉장히 사정없이 갖고 놀 수도 있으니 조심하라 주의했더니, 제 나름대로 노는 방식을 택한 모양이었다.  녀석들은 흡사 절규하는 듯이 소리를 지르며 빙글빙글 몰이사냥을 시작했지만, 치고 빠지는 얄미운 짓은 다우징의 특기기도 했다. 

개인적으로 고스트 타입이란 이쪽에게 있어서 '불가해'의 존재였다. 페어리 타입들도 꽤나 난해한 편에 속했지만, 변덕스러움이 심한 것 뿐이지 그 짓궃음과 잔혹함은 어느정도 인식할 수 있는 범주였다. 발레리를 보고 있으면 '고스트'와 왜 친한지는 납득 할 수 있었으나, 그 여유로움을 따라하기는 꽤 힘든 편이었다. 어차피 그걸 '따라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서 친해지기는 대 실패겠지만.

"흠~ 글쎄, 그래도 상대가 누구든 초면에 친해지기 위해선 먹을 것부터 주는게 좋지. 무서~운 포켓몬을 마주치면 일단 공물부터 바치잖아? "

벤과 캐롤이 '숲의 양갱'을 준 것은 우연의 일치였을까. 신오지방에서 꽤 명물이고, 인기가 좋다는 이 양갱은 아무래도 고스트 타입의 포켓몬들에게도 각별한 별미인듯 싶었다. 시선을 끌만한 모양의 그릇에, 큼직하게 잘라서 펼쳐놓은 꽃마냥 플레이팅을 한 뒤 나무열매를 대충 우리고 로제의 꽃잎을 띄운 차를 끓여보자, 꽃향기가 꽤 자극적이었는지 신나게 몰이를 하던 녀석들이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원래 이렇게 단정하게 먹는 편이야?"
"아뇨, 어릴때 옆집 할머니가 가르쳐줬어요. 남한테 대접하려면 무조건 작정하고 예쁘게 꾸며봐라고요. 그럼 맛이 좀 없어도 애썼으니 점수는 떨어지지 않는대요."



저 기이한 무우마들이 혀를 길게 뻗어서 신나게 양갱을 해치우는 동안, 지쳐버린 다우징을 데리고 남은 양갱을 먹이기로 했다. 다시 토막토막 잘린 것을 하나씩 집어먹으며 조개껍질을 얇게 저미듯이 벗겨내고 그것을 비늘 모양으로 자르는 것을 배우기로 했다.

"이거, 그거죠? 자개공예. 어떻게 만드나 했더니 이렇게 벗겨내는거구나...."
"응, 그리고 이렇게 자르면, 끝. 따라할 수 있겠어?"
"대충 원리는 알겠어요. 그러니까 이렇게...."
"손은 착실하게 껍데기를 쪼개려 하는데?"

공예라는 것은 신비롭고도 동경하게 되는 작업이었지만... 오랫동안 손 댈 일이 없어서 하나 간과하고 있는 것이 있었다.

이런 작업은 영 잼병이라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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