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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블룸DCP_차이브

[아르바이트] 야간순찰 아르바이트 모집 중 (w. 네리네)

by 배추쿵야 2025. 3. 26.

 

"손전등 챙겼고, 옷도 따뜻하게 입었지?"

"네! 차이브 2호도 준비 됐어요!"

"그럼 출발하자, 프리즈마 우르, 준비됐어?"

"당연하죠! 희망의 전령 프리즈마 우르! 오늘 순찰도 힘내겠습니다!"

 

오늘 순찰의 컨셉..까진 아니고, 높은 곳에 있으면 멀리 볼 수 있다는 얘기가 나온지라 잠깐동안은 목마를 타고 가기로 했다. 키 큰 성인 하나와 그 위에 올라탄 청소년의 키를 합치면 순수하게 어지간한 거대 포켓몬의 키를 능가하는지라, 적어도 상대가 위험한 사람이 아니면 역으로 기선제압을 할 수 있었다. 이론적으로는 순찰할 때 상대가 위험한 놈만 아니면 이쪽이 최강, 설령 상대가 쫄지 않더라도 위험도는 측정했으니 나쁘지 않았다.

 

"이따가 석상 있는데에 도착하면 내리자. 넘어지면 위험하니까."

"네~!"

 

 

 

밀키쇼어라는 이름은 파도가 밀려오고 물러날 때마다 해변가에 우윳빛 물거품이 일어나는데서 유래했다. 익히 알고 있는 지식이었지만 막연히 그런 명소가 있더라~ 하는 것과 직접 보는 것은 완전히 달랐다. 특히 그것이 달빛을 받아 반짝이는 모습이라면 더더욱. 

 

그랜드페스가 열리며 일명 '번창기' 라고 불리는 시기, 플로레지방은 이제 막 피어나는 꽃봉오리처럼 만개할 준비가 되어있건만 갑작스런 테러리스트의 난입에 밀키쇼어는 본의 아니게 쓸쓸할 정도로 적요한 폐허가 되어버렸다. 고개를 들면 저 멀리 보이는 부서진 야돈 석상과 파헤쳐진 모래사장은 아직까지 그 소동이 터진지 시간이 얼마 되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었다.  

 

"와~! 오빠, 저거 보여요? 물거품이 엄청 반짝거려요!"

"응, 보여. 꼭 보석같네."

 

위에서 쏟아지듯이 들리는 네리네의 웃음소리와 함께 그를 뒤따르는 포켓몬들의 분주한 발걸음이 무겁게 내려앉은 어둠을 깨었다. 그제서야 파도가 밀려오는 쪽을 보자, 눈을 찌를 정도로 자잘한 반짝임이 수면에서부터 이어져 해변에서 찬란하게 부서지는 것이 보였다. 호기심이 생긴 몇몇 포켓몬들이 바다 가까이 다가갔다가 밀려오는 파도를 피해 뒷걸음질 치기를 반복하다 그 사이에 재미를 느꼈는지 와와 즐거운 소리를 내고 있었다. 

 

트레이너들도 하나는 한창 소소한데서 즐거움을 느낄 나이였고, 또 하나는 그저 뒷짐지며 흐뭇하게 지켜만 볼 타입은 아니라 누가 굳이 뭐라 하지 않아도 네리네가 어깨에서 내리자, 둘은 반짝이는 물거품을 밟으려는 듯이 젖은 모래사장 위에 다가갔다가 파도를 피해 물러나기를 반복하고 있었다.

 

 

"어."

그리고 그 짧은 놀이는 미처 피하지 못한 쪽이 신발 앞부분을 파도에 적시면서 끝났다. 정확히는 이제 적당히 쉬었으니 본래 할 일로 돌아갈 시간이었다. 마침 그때 사방에서 터지고 뒤집어지던 흔적이 널린 장소가 가까이서 보였다. 

 

"파편이 엄청 많아요! 잘못하면 걸려 넘어지겠어!"

"우리 진짜 발레리씨 아니었음 큰일날뻔 했구나..."

 

 

몇 걸음 걷지 않아도 돌부리마냥 부서진 돌조각이 널려있어 목마 모드는 잠시 해제해야 했다. 빠르진 않으나 결코 느리진 않은 속도로 걸으면서 이따금 발에 채이거나 저쪽에서 보이는 돌조각을 주워 저 멀리 던져놓기로 했다. 네리네는 부지런히 여기저기 다니며 탐리스가 열매 모으듯 파편을 한아름 주워 구석에 몰아넣었다. 

 

"엇,차."

무겁거나 지나치게 큰 것, 날카롭게 쪼개진 것은 이쪽. 통행을 방해할 정도로 크고 뜬금없는 것들이 보이면 적당히 발로 굴리거나 한 손으로 집어들어서 폐허 근처에서 돌탑 쌓듯이 던져놓으면서 간간히 주변을 둘러보았다. 특별한 수색 능력이 있는 건 아니지만 아직까진 이상없음. 네리네도 무언가를 찾는 듯 손전등을 켜고 이리저리 둘러보더니, 이상없다는 싸인을 보냈다.

 

"일단 수상한 사람은 없어요! 여기까진 이상없음!"

"응, 이쪽도 딱히 별일없어. 레인저님들이 부탁한 건 이정도로 하고 돌아갈까?"

"좋아요! 가는 길에 파도 좀 더 구경해도 돼요?"

"그래. 이렇게 된 거 ~ 가는 길은 포켓몬들이랑 경주하는 거, 어때."

"좋아요! 아, 근데 달리기면 오빠가 유리하잖아요."

"내가 심판 볼게. 그리고 달리다가 넘어지면 안되니까, 경보로 하자."

 

어때? 

 

 

밤산책이 취미인 이녀석과 이 해변을 좋아하는 다이아, 그리고 네리네와 함께 나온 포켓몬들을 돌아보자 녀석들도 어느정도 뜻을 알아들었는지 묻고 답을 기다리는 그 사이에 발을 빠르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얘들아! 뛰는거 아니랬어! 뛰면 반칙이야! 이어서 포켓몬들을 쫓아가듯이 빠르게 걷는 것을 보며, 느리지만 뒤처지지 않게 걸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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