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천 아저씨~!!!"
"오~! 청년!! 왔는가!!!"
켈티스 타운과 스타샌드시티를 가로지르는 거대한 숲, 고개를 들면 바로 보이는게 빼곡하게 하늘을 가리듯이 자란 나무이건만 숲지기나 레인저들에겐 '나무' 와 '목재'는 엄연히 다른 개념인 법이었다. 게다가 넓은 만큼 자칫 잘못하면 길을 잃어 팽나무 샛길 같은 끔찍한 미궁 속을 헤매버릴 수도 있었다. 이미 캠핑이나 탐험쪽에선 이골이 날 대로 난 베테랑인 남천이 캠프 트레이너들에게 직접 부탁을 하는 것도 이러한 사정이 전제되어서가 아닐까. 이를테면 '어른의 사정'. 좀 더 길게 풀어보자면 '할려고 하면 못할 건 없는데 그러기엔 시간과 (여러) 비용이 들어서 꽤 귀찮아지는' 일 말이다.
조금은 익숙해진 만월숲의 길을 돌아다니며 운없이 내쳐진 늙은 가지라도 하나 있을까~ 하고 기대했으나, 뭐든 쉽게 얻길 바라면 꼭 그 이상의 실망이 돌아왔고 이번에도 어김없이 조금 맥빠지는 성과를 가져왔다. 그래도 늙은 가지는 어린 나무들의 성장에 방해되고, 길을 가리며, 쓸쓸히 말라가며 산불의 원인이 될 수도 있으니 이렇게 눈에 띄지 않는 다는 것은 장기적으로 보면 나쁜 일이 아니었다.
만월숲에서 주운 것 두개, 그리고 우연히 얻게 된 것 하나. 혹시 빠트릴까봐 소중하게 들고 온 목재를 내려놓자, 남천은 그 중 하나를 집어 이리저리 살펴보더니 고개를 크게 끄덕였다.
"수고했다 청년! 잘 주워왔군. 어제 수상한 농담을 하더니 그래도 다들 착실하게 주워온단 말이지?"
"아저씨나 발레리씨가 눈 시퍼렇게 뜨고 계신데 행동에 나서는 사람이 몇이나 되겠어요...그러고보니 나무가 많은 것 치곤 길이 깨끗하던데, 수시로 가지나 이파리를 치우는거에요?"
"음~ 그렇지! 내버려 두면 여러모로 불편해지니까. 그래서 순찰 나갈때마다 꼭 줍곤 한다! 사실 이번에도 그러려고 했지만 산지기나 트레이너들이 이미 수거해 간 듯 하군!"
"그래도 미리 주워둔게 있어서 숫자는 맞췄어요. 불 피우는거 구경해도 돼요?"
"응? 뭐, 저번에도 청년 혼자서 불 잘 피우더만! 구경해도 상관없다!"
만월숲의 길이 깨끗해진 것은 트레이너 캠프가 어느정도 기여한 것이 아닐까? 남천이 한 아름 들고 올 정도로 '목재'는 제법 넉넉한 양이 있었다. 와르르, 하고 땅바닥에 그것을 털어내자 뒤에 붙어서 따라오던 가나디가 나무 냄새를 맡듯 코를 씰룩거리며 주변을 뱅글뱅글 돌았다.
"위험하니까 가나디는 좀 물러나있자~"
끄응. 조금 시무룩한 기색의 가나디를 달래듯이 배를 복복 긁어주며 구경하려니 남천은 그 사이에 나무를 우물 정 자 모양으로 차곡차곡 쌓은 뒤 조금 작은 목재들을 판 초콜릿 쪼개듯이 뚝뚝 쪼개고 있었다.
"저, 핀초 모루노 재료 가져올게요!"
"그래 주겠나? 아마 데이가 준비해 놨을테다!"
"다녀올게요!"
공미포 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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