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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화] 찌르꼬 (찌르꼬 > 찌르버드)

by 배추쿵야 2025. 4. 8.

포켓몬들 중에선 안정적인 생활환경, 또는 성장과 힘을 원하여 다른 종- 인간-과 협력하는 부류도 있지만 야성이라는 것은 단순히 길들여지지 않음이 아니라 그 포켓몬 단독 개체의 정체성이라 할 수 있었다. 그런 의미에서 찌르꼬는 골골대다 잡힌 몸 치고는 꽤 독자적인 라이프스타일을 추구하는 편이었다. 

 

모든 포켓몬들이 잡힌다고 곧바로 복종하거나 친근하게 구는 것은 아니니 - 애초부터 볼에 잡혔다는 것 자체가 포켓몬이 어느정도 이 관계를 허락했다는 표시이기도 하다- 이런 타입은 트레이너들에게 한단계 성장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겠으나, 다만 얘가 날 따르지 않는다고 말하기엔 워낙 첫 파트너부터가 확고한 자신만의 목적이 있어 그리 섭섭하지 않다는 점이었다. 그런 의미에서 찌르꼬는 무언가를 요구하지 않는 이 커다란 인간이 꽤 마음에 들었다. 

 

물론 둥지를 짓기엔 같은 무리에 있는 더 큰 인간- 비버통을 데리고 다닌다- 이나 그 인간의 어린 만마드가 더 적합하겠지만, 낯선 것이 영역에 들어오면 경계하는 것이 생명체인지라 이 독립적인 찌르꼬는 그것들의 영역을 존중하고 동행하는 인간의 영역을 마음껏 침범하기로 했다. 

 

내가 같이 다녀준다잖아. 그럼 이정도는 당연하지.

아주 공정한 거래였다. 단순히 영역을 침범하는 걸 허락하는 걸 빼도 수시로 밥 주고 씻겨주고 케어도 해주고 훈련도 해주지만..그건 동행하기로 했다면 마땅히 치러야 할 값이었다. 

 

공백포 7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