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509 [아르바이트] 근사한 사랑동이를 찾고 있어 "쨘~! 라토 관장님! 여기 부탁하신 사랑동이요!""오! 고마워! 요즘에는 특이한 모양의 사랑동이가 안 보이네?""그러게요. 근데 4월 초 쯤에 거기 있던 물고기들이 죄다 이상하게 변한걸 봐선 뭔가 잠깐 이상했던게 아닐까 싶어요." 저주받은 샘이라 뭔가 '고스트' 하거나 다소 독특하게 적응한 개체가 살고 있을까 싶었지만, 잠깐 둘러본 샘 아래에는 자신이 아는 모양의 사랑동이들이 헤엄치고 있었다. 하트 모양을 옆으로 눕힌 것 같기도 하고, 꽃잎 같기도 한 분홍빛 포켓몬 말이다. 가라르에선 마음을 전달할 땐 과사삭 벌레를, 호연지방에선 사랑동이를 건네주는 것처럼 두 포켓몬이 동시에 서식하는 플로레에선 물음표와 느낌표처럼 고백과 답례로 서로 다른 포켓몬을 교환하는 풍습이 있었다. "흠- 뭐가 있을까. 그래도.. 2025. 4. 14. [6] 래리 박사님께.벌써 캠프를 시작한 지 6주나 되네요. 래리박사님, 잘 지내세요? 포튜브에서 이래저래 구설수에 오르지만.... 트레이너캠프는 나름대로 순항 중입니다. (아마 순항 중일 거예요) 특별히 다치거나 낙오되거나 불성실한 사람은 없고, 각자 나름대로 계획을 가지고 충실한 캠프 생활을 보내고 있답니다. 몇 가지 루머가 있긴 하지만, 다 이유가 있는 '해프닝'이라 생각합니다. 아마도요. 선배님께 추천을 받았을때, 무슨 얘기를 들었을지는 모르겠지만 이야기만 듣고 뽑아주셔서 감사합니다. 덕분에 이렇게 느긋한 마음으로 스스로를 돌아보고 집중하는 일은 평생 처음 겪어봅니다. 물론 플로레지방에서는 축제를 꾸며줄 코레들과 지역의 일을 맡길 배틀나이츠가 필요하여 이런 기회를 연 것이지만... 적어도 한 사람쯤은 .. 2025. 4. 14. [포텐셜] '선배'와 재회한 것은 근 5년만의 일이었다. 근본적으로 사람보다는 저기 언덕 가득히 피어있는 꽃덤불을 사랑하고, 아름다운 것을 좋아하지만 동시에 내뱉는 말이나 생각은 더없이 건조해서 묘하게 모래알을 씹듯이 불편한 감각이 들었지만 인연이라는 것이 마냥 나 좋다고 영원하지 않고, 나 싫다고 단칼에 자르기가 힘든 것처럼 이 '선배'와 떠돌아다니는 인간의 인연은 어영부영 몇가지 우연과 몇가지 우여곡절, 약간의 실낱같은 호의, 그리고 생존신고 수준의 연락을 버무린 것으로 이루어져 있었다. 이 복잡한 관계를 설명하자면 할 때마다 달라지니 더 설명할 필요는 없을테다. 어쨌든 이 '선배'는 꽤 칼같이 단호하고 매정한 편이었는데, 그건 그때의 술자리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보통 술 취해서 널부러진 꼬라지 보기 싫다고 적.. 2025. 4. 14. [아르바이트] 종합병원 자원봉사자 모집 중~ "웃차~" 어딘가 아프더라도 아이들은 아이들이었다. 제 몸 상태가 그리 좋지 않은데도 아직 체념을 미처 배우지 않거나, 체념을 선택하지 않은 아이들은 신나게 뛰어다니거나 장난을 치면서 나름대로 즐거움을 추구하고 있었다. 어쩌면 여기저기서 지켜보는 직원들과 다른 어른들이 그를 더 돕고 있는 것도 있겠지만, 말이다. 아픈 애를 어떻게 다루는지는 정말 기초적인 지식밖에 모르지만 신나게 뛰어다니는 애들을 감당할 수 있는 체력이 있으니, 그저 할 수 있는건 같이 놀아주다가 상태가 좋아지지 않으면 빠르게 어른에게 넘기는 것 뿐이었다. 조금 아슬한 수위까지 안아들고 받고 던지고 날리니 간만에 도파민이 넘쳐나는지 어딘가의 프테라같이 찢어지는 웃음소리가 가득했다. "간다~~!"그 중에서 제일 쌩쌩한 녀석이 요 a라는.. 2025. 4. 12. [이터널체육관] Nostos +Algos = ... 10년이란 세월은 어떤 기억이든, 감정이든 어지간히 강하지 않고는 적당히 흐려질만한 시간이었다. 반쯤 떠밀리다시피 발 디딘 고향은 여전했고, 놀랄 만큼 아무런 감정이 들지 않았다. 그때 자신은 동생과 함께 도망치듯이 고향을 떠나며 무엇을 생각했던가? 사실, 이 영원한 겨울의 땅이 딱히 싫거나 증오스러운 것은 아니었다. 나고자라는 과정이 좀 순탄치 않았고, 스스로 책임져야 하는 삶이 당연한 데다 보호자와의 불편한 관계마저 좋지 않은 방식으로 끝나버렸으나 그 못지않게 좋은 것도 많이 받았다. 조금 미끄럽고 가끔 쌀쌀하지만 고요하고 아름다운 하얀 세계라든지, 온전히 손을 붙잡아주진 못했지만 간간히 일어서도록 돕는 이웃이라든지, 어느 위험한 절벽 근처에서 놀던 첫 파트너라든지, 그리고 처음으로 생겼으나 제 손으.. 2025. 4. 10. [진화] 찌르버드 (찌르버드 > 찌르호크) 찌르꼬는 [깨어날 수 없는 잠 ] 이라는 질환을 가지고 무사히 진화에 이르렀다. 너무 졸리고 하찮던 시절은 이제 안녕! 예전에 막연하게 동경만 하던 우두머리 찌르호크의 길을 향해 이 밥셔틀(인간이다)에게 밥을 내놓아라고 하면 완벽했다....다만, 그 찬란한 성장의 시작이 겨우 하하 웃으며 장난치던 인간의 사정없는 손길을 견뎌야 했다는 건 정말..열받는 일이었다. 그러니 찌르꼬가 찌르버드가 되자마자 제 트레이너를 사정없이 깨문 것은 당연했다. 이 괘씸하고 덩치만 큰 놈, 찌르꼬때 내가 침대가 되어줘서 얌전히 있었더니 아주 허물이 없다 못해 사적 영역을 침범하려 했겠다. 물론 객관적으로 따진다면 골골 거리면서도 인간의 영역을 침범하고 이거해라 저거해라 멋대로 군 건 찌르버드 쪽이었으나.... 때로 지나치.. 2025. 4. 9. 이전 1 ··· 9 10 11 12 13 14 15 ··· 85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