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508 제파르포인트-레바논 (w. 소후) 제파르 포인트. 비행정이나 윈드워커, 드래곤 등 여하튼 하늘을 노니는 것들이 모일 수 있는 거대한 크레이터인 이곳은 텅 빈 궁창을 길로 쓰는 이들이 있는 만큼 포인트가 설치된 영역의 물자 이동과 교통의 중심이라 할 수 있었다. 당연히 그 비상을 방해할 그 어떤 것도 없어야 했으니 보통 평야나 고원에 자리했고, 그 주변은 아무것도 없이 넓게 펼쳐진 대지만이 있을 뿐이었다. 물론 똑같은 역할을 하는 장소라도 그 주변에 무엇이 있느냐, 아니면 그 하늘은 어떤 성질을 띄느냐에 따라 날아가는 이들에겐 선명히 다른 길이 보였다. 그건 마치 잘 정돈된 벽돌길, 움직이기 둔해지는 모랫길, 사정없이 몸을 흔들게 하는 울퉁불퉁한 산길, 좁은 길, 넓은 길이 갈리는 것과도 같았다. 크레이터 위에 선명한 능소화 꽃잎색의 날개.. 2025. 11. 14. [길드마스터 그웬돌린] 서브퀘스트 ▶ 마스터에게의 중간보고 "마스터~!""어이구, 두번 반갑다간 아주 들이박겠네. 그래, 고생했다." 본래 길드원이 이렇게 마스터에게 허물없이 구는 것은 썩 좋은 것은 아니었으나, 아무래도 간절하게 보?호자가 생각날 시기를 거치고, 잘 견뎠다 생각되는 순간 내심 보고 싶은 사람을 만나면 마음의 무언가를 내려놓기 마련이었다. 그웬돌린은 세븐스헤븐의 몇 안되는 소드마스터이자 단델리온 길드의 헤드였지만 동시에 길드원에게 어느정도 너그럽게 굴 줄 아는 사람이었다. 그걸 알고 있었으니 이 어린 바람은 반가움을 한껏 표현할 수 있었다. 대화를 위해 옮겨간 테이블 위에는 원정 전에 길드원들에게 나눠주었던 쿠키가 쌓인 접시가 놓여있었다. 차? 아니면 커피, 우유도 괜찮지. 뜨거운 물과 차가운 우유를 꺼내며 건넨 선택지에 이 한달 남짓 나름대로.. 2025. 11. 14. [Lv.1 용사 명수] 서브퀘스트 ▶ 오마에 돗떼모 무라무라시마스 (설명글) 이곳, 세븐스헤븐에는 오염되어 그 어느하나 온전한 생을 누릴 수 없는 '잊혀진 땅' 이 있었다. 정령의 가호도, 오래된 고룡의 가호도 없이 이곳에서 숨쉬고 삶을 누릴 수 있는 것은 그저 본래의 '삶' 마저 잊어버린 짐승들 뿐. 다만 본래 망각이란 이름은 그 두꺼운 잊음의 장막 아래 많은 비밀을 숨기고 묻고 있으니 죽음이 입을 벌리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모험가들은 진실을 찾아 그곳으로 향했다.... 이 이야기는 오래전 망각의 땅을 검게 덮어버린 몬스터들에게 마치 태양신의 '천벌' 과도 같은 무위를 보여준 '달리는 바람' 이 지나간 자리, 모래 먼지와 잿더미 만이 쓸쓸히 흩날리는 잊혀진 땅에 발을 들인 윈드워커의 이야기다... "근데 오래된 고룡이란 말은 똑같은 말 아냐?""동어반복인 건 안다능. 하지만 .. 2025. 11. 12. [4주차] 끌어안음 사냥꾼, 포식자, 오염된 자, 타락한 짐승, 몬스터의 정점. 잔인한 소문으로만 떠돌던 혈룡과 얽혀버린 일주일은 참으로 고되었고 지난한 시간이었다. 사람들 사이를 휘저으며 내키는대로 집어먹고, 점찍은 타겟은 잔인하고 다소 포식에 집중했으며, 낙인찍은 것은 집요하게 쫓는 모습은 모험가들의 평가처럼 "피와 살에 취했다" 는 표현이 적절하다 볼 수 있었다. 그래도 저항할 힘이 없을 뿐이지 순순히 당하지 않겠다는 일념으로 몰아붙인 결과 당장 범람하려는 무언가를 틀어막는데는 성공했다. 무언가를 몰아내는게 아니라 엎어지려는 물을 막아낸 기분이었고, 누구도 딱히 말을 꺼내진 않았으나 메아리치는 소문과 속보에 이 원정이 예전과 같지 않을거라 직감하고 있을테다. 피에 미쳐 날뛰던 짐승은 짐승을 사냥하고 사냥에 저항하는 .. 2025. 11. 10. 악몽 주의: 유혈/부상묘사가 있습니다. 여름 밤의 공기 사이로 차가운 겨울바람이 흩어졌다. 겨울의 어머니에게서 난 윈드워커가 생을 다했다는 의미였다. 피와 살의 여운을 채 음미하기도 전에 한 줌 바람이 되어 흩어져 버린 사냥감에 몬스터는 불만스레 제 입가에 묻은 것을 싹싹 핥은 뒤, 그 겨울바람과 함께 달리던 작은 윈드워커의 기척을 찾아 은밀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성급한 식사로 숨을 끊어버렸으니 다음번에는 천천히 매너를 지켜 그것의 피와 살을 취하리라 마음 먹으며. 여신의 안배 아래 창조된 이 세계가 순환하는 방식이 그렇듯, 무언가가 태어나고 살아가는 만큼 죽어가고 먹히는 것도 있기 마련이었다. 생명은 생명을 먹으며 사냥하고 사냥당하는 것이 있었다. 그 법칙은 사냥하는 주체가 오염된 몬스.. 2025. 11. 9. [가스트 형제] 서브퀘스트 ▶ 구호물자 조달 (w. 퀼) 두사람이 함께 조달 업무를 하게 된 것은 우연과 타이밍에 의해서였지만 단델리온 길드 내에서 운송과 배달에 특화된 길드원이 일하는 방식은 제법 어떤 퍼포먼스의 경지를 보여주고 있었다. 우선 배달 포인트와 그쪽에서 요청하는 엘릭시르를 적당량 분배한 뒤, 그것이 상하지 않게 각각에 맞는 방식으로 꼼꼼하게 포장하여 빠르게 배달한다. .... 이렇게 적으면 당연한 일을 한 것이지만 본래 경력이라는 것은 일일히 생각하고 고려하지 않아도 물흐르듯 자연스레 이 과정이 이어지게 하고 다음 단계까지 원활하게 돌아갈 수 있게 만드는 실력이었다. "따뜻해~" 겨울옷은 장만했으나 모자는 딱히 마음에 차는 것이 없이 후드로 달린 것을 샀으나, 같은 윈터윈덤이라도 그 무지막지한 털모자를 쓸 곳이 있었고 쓰면 안될곳이 있긴 했다... 2025. 11. 5. 이전 1 2 3 4 5 6 7 ··· 85 다음